샘지기
  8월에는
  

봄날에 서늘하게 타던 농심農心이 이제

팔 부 능선을 넘어서고 있다

된더위 만나 허우적거리지만

기찻길 옆엔 선홍빛 옥수수

간이역에 넉넉히 핀 백일홍

모두가 꿈을 이루는 8월이다

 

숨 가쁘게 달려온

또 한해의 지난날들

앳되게 보이던

저어새의 부리도 검어지는데

홀로 안간힘으로 세월이 멈추겠는가

 

목 백일홍 꽃이 지고

풀벌레 소리 맑아지면은 여름은 금세

빛 바랜 추억의 한 페이지로 넘어가고 마는 것

우리가 허겁지겁 사는 동안

오곡백과는 저마다 숨은 자리에서

이슬과 볕, 바람으로 살을 붙이고

가을을 준비하고 있었던 것

 

단지, 그 은공을 모르고

비를 나무라며 바람을 탓했던 우리

그리 먼 곳보다는

살아 있음에 고마울 뿐이고

살아간다는 것이 가슴 벅찬 일인데

어디로 가고

무엇이 되고 무슨 일보다,

8월에는 심장의 차분한 박동

감사하는 마음 하나로 살아야겠다

  

           *** 최홍윤 ***


 

[인쇄하기] 2020-08-01 15: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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