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지기
  아버지의 지등(紙燈)
  

측간도 쓸고 뒤안도 쓸고

외양간도 쳐내고

휘영청 달 밝은 정월 대보름

아버지는 지등을 달았다

달빛이야 저 먼저 밝았어도

달빛이야 저 혼자 밝았어도

불빛마다 고여오는 당신의 사랑

밤마다 혼자 안고 뒹굴다

밤마다 사립 열고 먼길을 가다

아버지는 지등을 달았다

그것이 눈물인 줄을 모르고

그것이 사랑인 줄을 모르고

한밤내 지등에다 기름을 부었다

 

      * 정군수 *

 

[인쇄하기] 2021-02-20 12:3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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