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님 딸이 갑자기 머리에 큰 이상이 생겨서

서울대학병원 응급실로 실려갔는데,

단체 카톡 방에 누가 기도를 하자고 했습니다.

어려울 때 기도를 한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문득 기도를 한다고 해서 어떤 일의 잘되고 못됨에 영향을 끼친다는 게 이게 과연 맞는 것인가? 생각이 들더라고요.

세월호 때도 기독교인으로 추정되는 어떤 사람이 유가족들에게 "지금 기도하셔야 돼요!" 말했더니

유가족이 "뭔 기도야!" 라고 말하는 장면을 뉴스에서 봤었는데.

구약시대 땐 하나님이 직접적으로 세계에 물리적인 어떤 개입을 하셨다는 건 잘 알겠는데,

신약 이후로도 기도를 통해서든 어떤 걸로든 하나님이 '직접' 개입하시는 일이 가능한 일인가요?

신약 어느 부분에 '의인의 기도는 들어주신다' 이런 식의 구절을 본 기억이 있긴 한데요.

이번 사건을 통해 조금 생각이 바뀐 게, 기도를 할 시간에 조금이라도

그 목사님 딸의 수술에 도움이 될 만한 정보들을 더 알아봐서

조언을 드리는 게 더 좋지 않나 싶은데요.

제가 이런 문제를 제기하니 누가 '그런, 정보를 알아보는 일도 하고, 기도도 하면 더 좋지 않겠냐' 라고 말했는데,

물론 둘다 하면 해결될 일이겠지만 말이죠...

그분이 보시기에 사람의 힘으로도 충분히 할 수 있는 부분이 있거나 

전체를 다 해결할 수 있는 일인데,

노력하기 싫어서 기도한다고 보실 수도 있지 않나 싶어서요.

추가로,

단체 카톡방에서 누가 그러더라고요.

기도를 하면 그래도 더 좋은 의사를 만나게 되고,

의사가 수술할 때 실수를 덜 하거나 안하게 될 수 있지 않냐고 말이죠.

그 정도 선에서의 하나님의 개입을 기도를 통해 이뤄내자는 말이었던 것 같은데..

이런 게 정말 맞는 것인지 잘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