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05/11 (14:04) from 211.208.139.81' of 211.208.139.81' Article Number : 10
Delete Modify 샘지기 Access : 4637 , Lines : 31
하나님!  너무해요!!!

외할아버지는 인생을 즐길 줄 아는 분이셨다.
다른 사람에게 장난치실 때의 할아버지는 더욱 그랬다.
그럴 때면 큰 체구는 웃음으로 흔들렸고 깜짝 놀란 듯한 순진한 표정으로 익살스럽게 윙크를 하시곤 했다.
그러나 시카고의 추운 어느 토요일, 하나님이 할아버지에게 장난치셨을 때 정작 할아버지 당신은 웃지 않았다.

외할아버지는 목수였다. 어느 날 할아버지는 교회에서 중국의 한 고아원에 보낼 옷을 담을 상자를 만들고 있었다.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할아버지는 안경을 쓰려고 호주머니를 더듬었지만 안경이 없었다.
그날 아침 교회에서 안경을 쓰고있던 것이 생각난 할아버지는 교회로 돌아가 찾았지만 허사였다.
그날 하루 일과들을 차근차근 마음속에 그려보던 할아버지는 마침내 안경이 어떻게 없어졌는지 깨닫게 되었다.
안경이 할아버지의 웃옷 주머니에서 미끄러져 나와 옷상자 속에 떨어졌고 그것도 모르고 할아버지는 상자 뚜껑에 못질까지 하여 닫은 것이다.
할아버지의 새 안경은 이제 중국으로 보내지게 되었다.

경제 대공황이 한창이던 당시 할아버지에게는 자녀가 여섯 명이나 있었다.
그리고 바로 그날 아침 큰 맘 먹고 20불이나 주고 산 새 안경을 잃어버린 것이었다.
"인생은 참 공평하지 않습니다!" 낙심한 채 집으로 돌아오는 차에서 할아버지는 하나님께 말씀드렸다.
"하나님의 일을 위해 땀흘려 헌신했는데 이게 뭡니까?"

몇 달 후 그 중국의 고아원 원장인 선교사가 휴가 차 미국으로 왔다. 그 선교사는 고아원에 원조를 아끼지 않은 모든 교회를 방문했고, 드디어 그 선교사는 할아버지가 다니시던 시카고의 한 작은 교회에 주일 저녁 설교를 하게 되었다. 드문드문 앉은 교인들 틈에 끼여 할아버지와 가족들은 늘 앉던 자리에 앉아 있었다.
그 원장은 고아원을 도와준 데 대한 감사로 설교를 시작했다.
"무엇보다 먼저, 여러분께서 작년에 보내 주신 안경에 감사 드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공산당이 휩쓸고 지나간 후에는 제 안경을 포함해 고아원의 모든 것이 망가졌고, 저는 정말 절망에 빠져 있었습니다,
돈이 있다고 해도 중국에서 부서진 제 안경과 같은 도수의 안경을 구하기란 불가능했거든요. 잘 볼 수도 없는 데다 말할 수도 없는 두통이 저를 괴롭혔습니다. 그래서 동료들과 매일 이 문제를 놓고 기도했습니다. 그때 여러분이 보내 주신 옷상자가 도착했고 그 상자 뚜껑을 열자 제일 위에 바로 이 안경이 놓여 있지 않았겠습니까."
선교사는 한참을 말을 잊지 못하더니 아직도 감동에서 벗어나지 못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여러분, 안경을 써 보니 마치 제 도수에 맞춘 듯이 꼭 맞았습니다. 안경을 보내주신 여러분께 다시 한 번 감사를 드립니다."

교인들은 잠자코 기쁜 표정으로 선교사의 안경에 얽힌 간증을 들었지만 속으로는 선교사님이 교회를 착각한 것이 분명하다고 생각했다.
그들이 중국에 보낸 물품 목록에 안경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뒷좌석에 조용히 앉아 계시던 할아버지의 얼굴에는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위대한 대장 목수이신 하나님이 평범한 목수에 불과한 자신의 실수를 완벽하게 사용하셨음을 깨달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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